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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장

초보자가 실수하기 쉬운 장 담그기 실수 TOP 7

잘못된 염도 조절이 불러오는 장의 부패

장 담그기에서 가장 흔하고 치명적인 실수는 염도 조절을 잘못하는 것이다. 초보자들은 대부분 소금의 양을 ‘짠맛’으로만 판단하는데, 발효식품에서는 짠맛보다 염도의 기능적인 역할을 이해해야 한다. 장 속에 소금을 넣는 주된 이유는 단지 간을 맞추기 위해서가 아니라, 유해균 번식을 막고 유익균 발효를 유도하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것이다.

염도가 낮으면 메주 안에서 곰팡이나 박테리아 같은 부패균이 빠르게 증식한다. 특히 온도가 조금만 높아져도, 염분이 부족한 장은 금세 악취가 나고, 메주 표면이 끈적해지며 장독 안 전체가 부패하기 쉽다. 반대로 염도가 지나치게 높으면 유익균까지 활동을 멈추게 되며, 발효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 경우 간장은 지나치게 짜고 텁텁하며, 된장은 질감이 단단하고 맛이 거의 없다.

보통 장을 담글 때는 메줏덩어리 10kg 기준으로 천일염 1.5kg 내외를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다. 이때 고운 소금보다는 굵은 천일염을 쓰는 것이 좋다. 굵은소금은 서서히 용해되며 발효 기간 내내 일정한 염도를 유지하게 시켜주는 효과가 있다. 또 천일염에는 미네랄 성분이 풍부해 장의 풍미를 더욱 깊게 만들어준다.

초보자들은 종종 소금의 양을 임의로 줄이거나, 시판용 소금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장 전체를 망치는 지름길이다. 시판 소금에는 첨가물이나 소포제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고, 입자가 너무 고와서 빠르게 녹아버리면 염도가 급변하면서 발효 환경이 불안정해진다. 전통 장 담그기에서 염도는 모든 맛과 발효의 출발점이다. 단순히 짜고 싱겁다는 기준이 아니라, 장이 ‘살아 숨 쉬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균형 있는 농도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온도와 습도 관리 실패로 인한 발효 불균형

두 번째로 많은 실수는 온도와 습도 같은 발효 환경을 관리하지 못하는 것이다. 장은 ‘살아 있는 발효식품’이기 때문에 외부 환경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특히 한국은 사계절이 뚜렷하고 기온 변동이 크기 때문에, 장을 담그는 시기와 장소에 따라 발효 속도와 품질이 크게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장 담그기에 가장 적합한 시기는 2월 말에서 3월 중순까지로 여겨진다. 이 시기는 기온이 10~15도로 안정적이고, 햇볕이 따뜻하지만 여름의 고온다습한 환경이 시작되지 않았기 때문에 잡균 번식 가능성도 작다. 그러나 초보자들은 이 시기를 놓치거나, 장을 실내에서 보관하면서도 공간의 온도와 습도 조절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발효가 잘되려면 주변 온도는 15~20도 사이를 유지해야 하고, 습도는 60% 내외가 적절하다. 너무 습한 곳에서는 메주 표면에 푸른곰팡이나 검은 곰팡이가 쉽게 생기고, 건조한 곳에서는 메주가 수분을 잃고 내부 발효가 중단된다. 또한, 온도 변화가 심한 장소에 장을 두면 발효 중간에 미생물 활동이 중단되거나 폭주하여 장의 맛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

실내에서 장을 담그는 경우, 뚜껑을 완전히 밀폐해 두면 가스가 빠지지 않고 발효에 필요한 산소 교환이 되지 않아 유산균이나 효모균이 자라기 어려운 환경이 된다. 따라서 매일 1~2번 정도 잠깐씩 뚜껑을 열어주는 것이 좋고, 장 표면에 천이나 랩을 덮어주어 먼지나 이물질을 방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초보자들은 발효는 ‘그냥 두면 알아서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세심한 환경 관리가 필요하다. 장은 자연이 만드는 음식이지만, 사람의 손길과 배려가 있어야 성공적인 발효가 이루어진다.

 

 

 

메주 상태에 대한 무지로 인한 장 실패

장 담그기에서 메주는 ‘장 전체의 맛과 발효 결과를 좌우하는 핵심 재료’다. 하지만 초보자들은 메주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실패를 자초하는 경우가 많다. 메주 상태가 나쁘면 아무리 좋은 소금과 발효 환경을 갖추더라도, 발효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심할 경우 장 전체가 부패하면서 사용 불가한 상태로 전락한다.

좋은 메주는 겉이 단단하면서도 속은 부드럽고 고르게 발효된 상태여야 한다. 표면에는 황색이나 백색의 곰팡이가 고르게 퍼져 있어야 하며, 냄새는 구수하고 약간의 된장 향이 섞여야 한다. 하지만 초보자들은 이런 곰팡이를 오염으로 오해해, 멀쩡한 메주를 버리기도 하고, 반대로 붉거나 검은 곰팡이가 핀 유해 메주를 그대로 사용하는 실수를 범하기도 한다.

검은 곰팡이, 푸른곰팡이, 붉은색 곰팡이는 해로운 곰팡이로 분류되며, 식중독을 유발할 수 있는 독소를 포함하고 있다. 이런 곰팡이가 핀 메주를 그대로 장에 사용하면 장의 전체 균 균형이 무너지며, 결과적으로 된장은 시고 쓴맛이 강하며, 간장은 탁하고 불쾌한 냄새를 풍기게 된다.

또한 메주 내부가 충분히 건조되지 않은 상태에서 장을 담그면, 발효 중 내부 수분으로 인해 썩거나 악취가 발생하기 쉽다. 완전히 마른 듯해도 속에 수분이 남아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메주를 사용하기 전에는 반드시 절단하여 속까지 확인해야 한다. 손으로 눌렀을 때 물컹거리거나 지나치게 무르면, 재사용을 재고해야 한다.

직접 메주를 띄우는 경우에는, 통풍이 잘되고 햇볕이 잘 드는 장소에서 최소 40일 이상 건조하는 것이 좋다. 메주 보관 중에도 곰팡이의 종류와 냄새를 수시로 체크하고, 문제 있는 메주는 과감히 제거해야 장 전체를 살릴 수 있다. 메주는 단순한 재료가 아니라, 장의 성공을 결정짓는 심장과 같은 존재다.

 

 


청결 및 위생 소홀로 인한 장의 오염

장 담그기에서 마지막으로 간과하기 쉬운 실수는 청결과 위생 관리 부족이다. 초보자들은 장은 자연의 힘으로 발효된다고 생각하여, 위생에 대해 소홀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발효는 유익균의 활동을 기반으로 하며, 이 과정에 유해균이나 이물질이 침투하면 장은 망가지기 쉽다.

특히 전통 항아리를 사용할 경우, 항아리 자체를 소독하지 않고 사용하는 실수가 흔하다. 항아리는 흙으로 빚어진 도자기이기 때문에, 표면에 보이지 않는 먼지나 곰팡이 포자가 남아 있을 수 있다. 이를 방치하면 발효 중 유해균이 활성화되기 위해 쉬워진다. 장을 담그기 전에는 반드시 항아리를 햇볕에 하루 이상 소독해야 하며, 날씨가 흐릴 경우에는 오븐이나 열풍기로 내부를 말려주는 것도 좋다.

유리 용기나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할 경우에도 뜨거운 물 소독 또는 식초 희석한 물로 세척한 후 충분히 건조해야 한다. 특히 플라스틱 용기는 흠집이 많은 경우 박테리아가 남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오래된 플라스틱보다는 유리나 스테인리스 용기를 사용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

장 담그기에 사용하는 국자, 그릇, 채반, 심지어 손까지도 모두 청결하게 관리되어야 한다. 손으로 장을 만질 경우 일회용 위생 장갑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며, 맨손을 사용할 경우에는 손을 깨끗이 씻은 후 소독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발효 중 장 표면을 덮는 천이나 랩도 청결한 상태로 유지해야 한다. 시간이 지나면 먼지나 벌레가 유입될 수 있으므로, 주기적으로 교체하거나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 발효 도중 생기는 액체가 장 밖으로 흐르지 않도록 받침을 두는 것도 위생 관리에 포함된다.

장 담그기는 미생물과 함께하는 작업이다. 좋은 균을 살리고 나쁜 균을 억제하려면, 반드시 철저한 위생 관리가 선행되어야 한다. 청결은 옵션이 아니라, 발효식품을 다룰 때 반드시 지켜야 할 기본 중의 기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