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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장

어린이와 함께하는 전통 장 담그기 교육 가이드

전통 장 체험의 교육적 가치 – 어린이 발효 체험학습의 의미

전통 장 담그기는 단순한 음식 만들기를 넘어, 어린이에게 자연과 시간의 흐름을 배우게 하는 훌륭한 체험 교육이다. 요즘 아이들은 대부분 마트에서 포장된 된장이나 간장을 접할 뿐, 그 음식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직접 체험할 기회가 거의 없다. 그렇기에 직접 손으로 콩을 만지고, 메주를 빚고, 발효의 시간을 기다리는 장 담그기 과정은 아이들의 오감 발달과 인내력, 관찰력 향상에 매우 효과적이다.

장 담그기는 식재료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단계별로 보여주는 ‘자연 과학 수업’과도 같다. 삶은 콩이 메주가 되고, 메주가 장이 되는 과정을 통해 발효의 원리, 미생물의 역할, 환경 조건에 따른 변화 등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단순히 책으로 배우는 것과는 다른, 손과 몸으로 배우는 생생한 과학 교육이 된다. 또한, 전통 장은 할머니·할아버지 세대에서 내려온 문화이기 때문에, 세대 간의 대화와 전통 계승 교육으로도 매우 좋은 소재가 된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아이들은 음식에 대한 존중, 시간에 대한 인내심, 그리고 전통의 소중함을 자연스럽게 배우게 된다. 더불어 직접 만든 장을 가족들과 나누는 과정을 통해, 공동체 의식과 나눔의 가치도 함께 경험할 수 있다. 요즘처럼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환경 속에서, 전통 장 체험은 아이들에게 매우 의미 있는 ‘느림의 교육’이 된다.

 

 


아이들과 함께 메주 만들기 – 쉽고 안전하게 구성하는 발효 놀이 수업

어린이와 함께 전통 장 담그기를 시작할 때 가장 좋은 출발점은 메주 만들기 체험이다. 메주는 장의 핵심 재료이며, 아이들이 직접 손으로 콩을 만지고 빚는 과정을 통해 재미와 흥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우선, 교육을 시작하기 전에는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사전 설명이 중요하다. 콩은 어떤 곡물인지, 왜 삶아서 으깨는지, 메주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이야기식으로 풀어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메주 만들기 수업은 ‘놀이 수업’처럼 구성해야 아이들의 흥미가 떨어지지 않는다. 콩을 삶는 과정은 미리 준비해 두고, 아이들이 할 수 있는 활동은 콩 으깨기, 메주 빚기, 모양 만들기, 이름표 붙이기 등으로 구성한다. 특히 메주 모양을 정형화하지 않고 하트, 별, 동물 얼굴처럼 자유롭게 빚게 하면, 창의력도 자극되고 더욱 즐겁게 참여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우리 가족장”이라는 주제를 부여하면 아이들의 몰입도도 높아진다.

주의할 점은 위생과 안전이다. 메주를 빚기 전에는 손 씻기, 위생 장갑 착용을 습관처럼 지도하고, 삶은 콩이 너무 뜨겁지 않도록 미리 식혀두는 것이 좋다. 또한 건조 및 발효 과정은 실내 미니 장독이나 투명 플라스틱 통을 활용하면 아이들이 날마다 변화를 관찰하기에도 적합하다. “오늘 메주 색이 어때?”, “냄새가 달라졌니?”처럼 아이들과 매일 관찰일지를 함께 쓰는 방식으로 교육하면 자연스럽게 과학적 탐구 능력도 향상된다.

 

어린이와 함께하는 전통 장 담그기 교육 가이드

된장과 간장 분리 체험 – 100일 후 아이들과 함께하는 장 완성의 기쁨

메주를 항아리에 담아 장을 담근 후 약 100일이 지나면, 된장과 간장을 분리하는 시기가 온다. 이 과정은 아이들에게 큰 보람과 성취감을 안겨주는 결정적인 순간이다. 메주에서 간장이 우러나고, 남은 찌꺼기로 된장을 만든다는 개념은 아이들에게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직접 간장을 따라보고, 된장을 섞어보는 과정을 체험하게 하면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된다.

아이들과 함께 간장 분리 체험을 할 때는, 먼저 맑게 우러난 간장을 작은 국자로 떠서 유리병에 담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때 간장의 색깔, 냄새, 맛의 변화를 함께 관찰하면서 “장 속에 숨은 간장 찾기 놀이”처럼 수업을 진행하면 흥미를 유도할 수 있다. 이후 남은 메주 찌꺼기를 소금과 함께 으깨서 된장으로 만드는 작업은 아이들에게 손맛과 식감 체험을 동시에 제공하는 활동이다.

이때 만들어진 된장은 아이들이 만든 ‘우리 가족장’으로 병에 소분하여 라벨을 붙이거나 스티커를 부착하는 활동까지 함께하면 학습 효과가 배가된다. “홍이가 만든 된장”, “민지표 간장”처럼 이름을 붙이면 아이들의 자부심도 높아지고, 교육의 완결성도 훌륭하게 마무리된다. 장을 함께 만든 후에는 작은 시식 파티를 열어, 된장으로 간을 한 오이무침이나 간장을 찍어 먹는 두부 등 간단한 음식을 함께 나누면 아이들은 ‘내가 만든 음식을 함께 나누는 기쁨’을 배우게 된다.

 

 


전통 장 교육의 연계 활동 – 장 체험 이후 확장할 수 있는 학습 프로그램

장 담그기 체험이 끝났다고 해서 교육이 종료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후의 연계 활동이 더 중요하다. 전통 장 교육은 아이들이 일상에서 전통 음식을 이해하고 실천하는 데까지 연결되어야 한다.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활동은 ‘우리 집 장요리 만들기’ 미션이다. 가족들과 함께 된장국을 끓여보기, 나물에 간장을 무쳐보기 등의 활동을 통해 아이들이 만든 장이 실제 식탁에 올라가는 경험을 제공하면 음식과의 연결고리가 훨씬 깊어진다.

또한 전통 장을 활용한 소책자 만들기도 좋은 연계 교육이다. 메주 만들기 사진, 간장 분리 장면, 된장 완성 모습 등을 사진과 글로 정리하면 아이들의 체험이 기록으로 남고, 가족들도 함께 보며 자부심을 느낄 수 있다. 이와 더불어 ‘발효의 원리’에 대한 간단한 과학 실험을 병행하거나, “다른 나라에도 장 같은 음식이 있을까?”와 같은 비교 문화 활동으로 확장하면 더욱 풍성한 프로그램이 완성된다.

학교나 기관 차원에서는 전통 장 교육을 계절별 수업으로 운영하거나, 가족 단위 체험 행사와 연계해 지속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이처럼 전통 장 담그기 체험은 단순한 일회성 활동이 아닌, 먹거리 교육, 전통 계승, 환경 교육, 과학 탐구를 하나로 아우르는 종합적인 체험학습이 될 수 있다. 어린이와 함께하는 장 체험은 아이들의 삶 속에 ‘전통’과 ‘느림’의 가치를 심는 교육이다.